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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0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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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칼럼 : 조물주의 심술 치핵?

8월 8일 내일신문에 실은 글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머리를 짧게 깍은 건장한 육군 장교가 날씬한 아내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한 표정으로 진료실을 찾아왔다. 건장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얼굴은 석고처럼 창백하여 빈혈이 매우 심한 상태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치질만을 전문으로 보는 병원이다 보니 척 보면 어떤 상황인지 대강 짐작은 간다. 예상대로 그 군인아저씨는 몇 년 전부터 좀 과로하거나 술을 먹기만 하면 다음 날 아침은 어김없이 변기가 붉어질 정도로 피를 쏟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수술을 받게 될 까 두려워 이렇게 빈혈이 심해지도록 진찰을 미루다가 결국은 이러다 큰일이나 나지나 않을까 염려한 아내의 의해 강제로 끌려오게 된 것이었다. 피검사를 해보니 혈색소치가 6.7로 몸속의 피가 정상 성인의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피곤할 텐데 이런 몸으로 훈련도 하고 일과 후 폭음할 술자리도 많은 대한민국 육군 장교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니 정신력 하나는 인정해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정신력으로 자기 몸의 치질을 상대했다면 이렇게 심해질 때 까지는 방치하지 않았을 텐데...

성인의 절반이상이 앓고 있다는 치질? 도대체 치질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일까?
의학적으로 치질은 치핵, 치루 등 항문병을 총칭하는 말이고 이 환자의 정확한 병명은 출혈을 동반한 내치핵이나 일반적으로 치핵과 치질이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항문은 4cm 정도 길이의 좁은 관으로 평소 괄약근이 조이고 있어 변이나 가스가 새는 것을 막고 있는데 치핵은 이 괄약근위에 얹혀진 혈관이 풍부한 쿠션조직으로 괄약근이 항문을 조이는 것을 도와주고 대변이 통과할 때 괄약근이 다치지 않도록 완충역할을 한다. 만약 아예 치핵이란 것이 없다면 약간만 방심하여도 변이나 가스가 흘러나와 주변에 폐를 끼치게 되거나 배변할 때 쉽게 항문이 찢어지고 괄약근이 손상을 받게 될 것이다. 평소에는 완벽하게 닫혀 있다가 언제나 원하는 장소와 원하는 시간에 쉽게 내용물을 배출하는 근사한 항문을 완성하기 위한 조물주의 놀라운 발명품이 치핵인 것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이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법. 이 치핵이란 것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커지게 마련이라서 원래 자리 잡은 항문 속에 있지 못하고 일부가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게 되면 위의 환자처럼 피를 쏟거나 부어서 아프거나 하는 등의 치핵이란 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놀라운 발명품을 알아달라는 조물주의 심술일까? 아니면 기능적으로는 완벽하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조물주의 발명품일까? 어쨌던 치질은 근사한 항문이라는 조물주의 선물과 함께 부록으로 따라온 조금은 성가신 댓가라고 여기면 될 것이다.

그 군인아저씨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바로 수술대에 누웠다. 마취를 하고 항문을 벌려보니 조물주의 발명품이 커져도 너무 커져 있어서 잘라내는데 한참이 걸렸다. 다행히 수술중 출혈이 별로 없어 수혈은 하지 않았지만 철분 제제를 꼬박꼬박 복용하여도 빈혈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반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요즘은 치질전문병원도 많아지고 무조건 부끄러워 병원을 멀리하던 인식도 줄어들어 이렇게 심해질 때까지 치질을 방치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 그래도 가끔씩은 몇 년간 말 못할 고생을 하다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는 수술로 완치된 다음에는 진작 치료를 받을 걸 하고 후회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치핵은 나이가 들면 허리나 무릎이 나빠지듯이 누구에게나 따라다니는 병이다. 평소 절제하는 생활과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지 않는 습관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적절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서울항외과 윤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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